c0076503_4c8cd63363464.jpg다이아몬드 시대: 소녀를 위한 그림책
(Diamond age: a young lady's illustrated primer)

96년 휴고상 수상.
닐 스티븐슨 지음 / 황나래 옮김 / 시공사 그리폰북스 (2003년)


석기 시대, 철기시대 그리고 이제는 다이아몬드 시대!
나노기술이 꽃피운 풍요로운 미래. 무엇이든 할 수 있다. 하지만 '무엇'을 위해 할 것인가?

바로 지금, 모든 것을 바꿀 책 한권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소녀 앞에 펼쳐진다.


[다이아몬드 시대]는 나노기술이 발달해 다이아몬드가 유리보다 값싸게 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, 포스트사이버펑크 SF 소설입니다. 작가 닐 스티븐슨은 사이버펑크 소설 [스노 크래시](Snow crash)로도 유명하지요. [스노 크래시]는 Times 선정 20세기 100대 소설에 [뉴로맨서]와 더불어 꼽히기도 했습니다. 아마 가상공간의 '아바타' 개념을 제시한 것 때문인 듯 해요. 전 [다이아몬드 시대]가 [스노 크래시]보다도 더 좋았어요.

작품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"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꿉니다". (.... 정말이에요). 나노기술로 물질적인 풍요가 넘치는 세상이지만, 그에 따라 문화와 정신에 따라 국가를 대체하는 공동체가 형성됩니다. 그 와중에 다음 세대의 교육을 위해, 아주 특별한 맞춤형 인공지능 전자책(...)이 만들어지고. 우여곡절을 거쳐 이 책은 슬럼가의 빈민 소녀에게 주어집니다. 그 책은 바로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 이야기를 펼쳐가고, 책을 통해 소녀의 삶은 놀랍게 바뀌어갑니다 (쓰레기 인생에서 여왕으로!).

나노기술 등 테크놀로지 묘사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, 이로 인한 사회와 문화의 변화도 깊이 다루고 있습니다. 민족국가는 붕괴하고 문화와 정신을 공유하는 공동체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요. 나노기술이 흔하다보니, 오히려 전통적인 수공업품이 상류층의 '명품'이 되기도. 정말 어지러울 정도로 다채롭고 흥미로운 인물, 아이디어가 넘쳐납니다.

700여쪽에 이르는 분량은 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, 정말 읽을 가치가 있는 멋진 SF입니다. 제가 읽은 SF 중에 최상위로 꼽을 수 있어요. 특히 SF, 사이버펑크 팬이라면 강력히 추천합니다. 나온지 제법 되어서 지금은 절판되었지만.. 그래도 도서관 등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저도 학교 도서관에서 접했고요.

혹 보시게 되면 한번 같이 감상을 나눠보면 좋겠네요. 헤헤. :D